정부가 추석 연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면서 일각에서 기대했던 ‘추석 대목’도 없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한 ‘고육책’이지만 차량이동과 모임 등에 따른 각종 비용 지출이 지난해 추석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추석과 관련한 경제효과(생산유발효과 기준)를 구체적으로 연구한 보고서는 없지만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을 종합하면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선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임시공휴일 지정 시 소비지출액 2조1,000억원 증가 등으로 경제 전체의 생산유발 효과가 4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경제효과는 약 2,500만명이 1인당 8만3,690원을 지출한다는 가정하에 산출됐다.
반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2017년 내놓은 ‘연휴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공휴일 하루에 발생하는 생산유발 효과는 약 714억원 규모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가 5일(9월 30일~10월 4일)간 이어진다는 점에서, 약 3,6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올해 추석은 열차 승차권 판매비율이 50%로 제한되는 등 평소 추석 연휴 대비 유동인구가 많게는 절반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보고서의 분석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지만, 코로나19만 아니였다면 발생했을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중 절반 가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다만 정부가 7조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편성해, 추석 이전까지 집행할 예정이라 어느정도 소비진작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 예산을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원, 매출 감소 소상공인을 위한 소상공인 새희망 자금 지원, 저소득층 긴급 생계비 지원 등으로 선별 사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이 1분위 계층의 급격한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추경이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소비성향 감소 폭은 18.6%포인트로 5분위(6.4%포인트) 감소폭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추경이 저소득층을 타깃 지원하는 만큼, 최대 200만원 가량의 월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1분위 계층의 소비성향도 직전 분기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