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2·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셋째 날 주춤하며 힘겨운 추격전을 남겨두게 됐다.
임성재는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계속된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2타를 잃었다. 2라운드에서 1타 차 단독 2위까지 뛰어올랐던 그는 중간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6위로 밀렸다. 선두 더스틴 존슨(36·미국·19언더파)과 거리는 9타 차로 벌어졌다.
6타를 줄인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임성재의 최종일 역전은 쉽지 않아졌다. 우승 보너스 1,500만달러(약 178억원)의 향방은 존슨과 그를 5타 차로 쫓는 공동 2위 잰더 셔플리,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14언더파) 등 3명으로 압축된 모양새다. 세계 2위 욘 람(스페인)이 13언더파 4위, 올해 PGA 챔피언십 우승자 콜린 모리카와(미국)가 12언더파 5위로 뒤를 이었다.
2오버파로 후진했지만 임성재에게는 거액과 바꿀 수 없는 값진 하루였을지 모른다. 특급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이번 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인 존슨과, 그것도 챔피언 조 맞대결을 벌인 것은 2년 차 ‘영건’에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막대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임성재는 PGA 투어 통산 22승의 ‘거포’ 존슨과의 동반 플레이에서 초반에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티샷이 다소 흔들린 탓에 전날 88.89%(16/18)를 찍었던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이 55.56%(10/18)로 떨어지면서 고전해야 했다.
1, 2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그에게는 3번홀(파4) 첫 보기가 아쉬웠다. 드라이버를 페어웨이에 안착시키고 핀까지 약 70야드의 짧은 거리를 남겼으나, 그린 뒤쪽의 핀을 노린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간데다 칩 샷마저 약간 강했던 탓에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버디를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보기를 범한 임성재는 이어진 4번과 5번홀(이상 파4)에서 잇달아 티샷을 실수해 3연속 보기를 적어냈다. 6번홀(파5) 버디로 안정감을 찾은 임성재는 11번홀(파3)에서 보기를 보탰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글이 될 뻔한 버디로 마무리한 뒤 환한 표정으로 존슨과 인사를 나눴다. 여전히 상위권에 포진한 임성재는 2007년 최경주(50)의 한국 선수 플레이오프 최고 성적(5위)을 가시권에 뒀다.
존슨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첫 페덱스컵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 티샷을 단 두 차례만 페어웨이에 떨구고도 타수를 지켰던 그는 이날 안착률 78.57%(11/14)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해 페덱스컵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8언더파 공동 9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