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교 50주년을 맞는 KAIST의 총장 선출을 앞두고 카이스트교수협의회가 인공지능(AI)·반도체 전문가인 김정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등 3명을 추천했다. 교수협의회와 별도로 총장 후보를 발굴하고 있는 총장후보발굴위원회는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 논란 속에 최근 배임·횡령 의혹을 훌훌 털어버린 신성철 현 총장을 포함시킬 전망이다.
8일 KAIST에 따르면 카이스트교수협의회는 총장 지원자와 추천자 중 서류심사를 거쳐 5명으로 추려낸 뒤 면접을 거쳐 김 교수를 비롯 임용택 기계공학과 교수, 이혁모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뽑았다. 이들은 이번주부터 교수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며, 오는 10월 6~12일 투표에서 선출된 두 명이 총장후보심사위원회에 올라간다.
김 교수는 KAIST가 작년 2학기 개설한 ‘AI 대학원’ 유치에 공을 세운데 이어 삼성전자산학협력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적인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KAIST는 내년 ‘AI 연구원’을 열기로 하는 등 AI 융합연구에 나서고 있다. 임 교수는 3년 임기의 한국기계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대학은 물론 정부 출연 연구원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이 교수는 신소재공학과의 학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해 학과를 세계 10위권으로 키워낸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총장후보발굴위는 신 총장과 이광형 부총장 등 내부인사와 실력있는 외부인사를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 총장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재임 당시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정부로부터 고발됐다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과기정통부도 항고를 포기해 명예를 완전 회복했다. “KAIST의 발전을 위해서는 4년 임기로는 짧지 않느냐”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있다. 이 부총장은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과 초대 미래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벤처·미래·바이오에 특화됐다.
총장후보심사위는 교수협의회와 발굴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 등을 거쳐 김우식 전 과학기술부총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이사회에 3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에서 선출된 한 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추천돼 내년 3월1일부터 공식 총장 임기를 시작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울산과학기술원·광주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다른 과기원 총장 선출에도 KAIST와 같은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