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특히 “법무부 장관의 행태는 기가 막히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정조준했다.
이날 국회에서 출석해 대표연설을 듣던 추 장관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듣는 내내 주 원내대표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로 응수했다. 주 원내대표의 직격탄에 한 여당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서모(27)씨 관련 기사를 찾아보기도 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잘못으로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파괴를 꼽았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건 파기환송,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 파기환송,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 장기 지연, 한마디로 ‘내편 무죄’, ‘네편 유죄’”라며 “4.15 총선 재검표는 다섯 달이나 지났는데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왜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냐”고 물었다.
이어 “검찰에 이르면 도저히 할 말을 못 찾겠다”며 “권력에 대한 모든 수사가 무지막지하게 저지되고 있다. 정권에 영합한 검사들은 무조건 영전하고, 정권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수사를 한 검사는 무조건 좌천”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곧이어 추 장관을 거론했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는 기가 막힌다”며 “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법무부 장관에 여당의 당적을 가진 전 대표를 임명한 것부터가 대단히 잘못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 아들 서씨를 둘러싼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 아들 서모씨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이라며 “그런데 왜 서울 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느냐. 이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 “‘아무도 자기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고대 로마법 이래의 원칙이다. 추 장관은 ‘소설 쓰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 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며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순간 카메라는 추 장관을 비추었고, 추 장관은 여전히 웃음을 띠면서 주 원내대표를 응시했다.
그는 검찰에서 수사 답보 중인 여러 사건도 짚었다. 주 원내대표는 “윤미향 정의연의 횡령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작 사건, 박원순 오거돈 성범죄 사건은 왜 수사가 지지부진하느냐”며 “지금까지 역대 이런 정권이 어디 있었느냐.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법무부 장관 뿐만 아니라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의 연설 동안 웃고 있는 추 장관의 미소가 전파를 타자 네티즌들은 추 장관의 웃음을 여러 의미로 해석했다. 한 네티즌은 “주호영을 보고 비웃는 게 아니고, 군인과 예비역을 비웃는 것”이라고 반응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아무리 들쑤셔도 난 사퇴 안한다는 뜻”, “입법 사법부 다 장악했고 다 내편인데 ‘그래봤자’라는 거겠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