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기자의눈]마려워도 참자




“카공 마려워 죽겠다.” 최근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비롯해 각종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 사이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카페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카페에서 공부하던 ‘카공’족들의 불만이 담긴 표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카페뿐 아니라 독서실, 스터디 카페 등 집을 제외하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지 않은 충청권을 향해 공부하러 간다는 수험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비단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피해자가 수험생뿐이겠는가. 자영업자들이 입고 있는 피해는 산출이 불가능하다. 기껏해야 2주 영업 망치는 정도가 아니다. 한 달 매출의 절반이 빠지게 되면 이들은 대출을 받아 가게 임대료를 내야 하고 각종 공과금과 자녀들의 학원비 등도 처리해야 한다. 서울 성북구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소상공인 대출, 자잘한 카드 현금 서비스 등을 합하면 사실상 올 한해는 빚내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오죽하면 PC방에서 부랴부랴 배달 대행 서비스에 가입해 떡볶이를 팔고 사우나 시설에 입점한 분식집에서 김밥을 말아 배달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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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주차로 접어들면서 전국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대로 떨어진 것은 다행이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다음 주부터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수도권의 마비를 불러오는 대형 집단 감염 사태가 누군가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수험생의 공부 리듬, 자영업자의 생계, 술 마시고 싶은 청춘들의 열망까지도 특정 정치성향 단체나 극성 종교인들이 망가뜨릴 권한은 없다. 당분간 집회가 마려워도, 각종 대형 종교 행사가 마려워도 참자. 특히 오는 10월3일 개천절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극우 보수단체에 묻는다. 대통령 지지율 상승의 원인을 누가 제공하고 있는지. 방역 측면에서도 정무적 판단을 따져봐도 모일 이유가 없다. man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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