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상단이 제한되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내년 이후 본격적인 실물 경기 회복, 대선 이후 정책 모멘텀 등을 감안하면 미국 주식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단기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49% 수준을 유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다소 진정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어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 이르다.
9월 말부터 대선 후보자들의 토론회가 시작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과거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 해의 미국 주식시장은 TV 토론회가 열리는 9월부터 대선이 치러지는 11월까지 조정을 받거나 변동성이 확대됐다. 또한 토론회 이후 지지율이 급격한 변동을 보였던 경험이 많다.
단기적으로 주가지수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경우,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지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업종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나머지 업종의 주가 수익률은 전체 주가지수보다도 부진해 대형 기술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최근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형 기술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가를 설명하는 배당할인모형에 따르면 주가는 할인율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할인율은 무위험 이자율과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구성되는데, 무위험 이자율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국채 금리를 사용한다. 연준의 무제한 채권 매입 등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시행으로 주가의 할인율(국채 금리)이 하락하면서 실적 부진을 상쇄시켰다. 이에 따라 대형 기술주의 주가와 밸류에이션을 높여주는 효과가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 경기 회복 기대, 연준의 인플레이션 용인 정책 등으로 시중 금리가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이 경우 주가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프리미엄이 약화되면서 대형 기술주의 주가 조정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편 대형 기술주를 제외한 업종의 실적은 지난 2분기에 저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 업종들에 대한 이익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대형 기술주에 대한 추격 매수 보다는 이익 전망이 긍정적이고, 저평가 매력이 높은 가치주의 포트폴리오 편입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 결론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수익률 제고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