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주요 20개국(G20)의 대표지수 가운데 연중 저점 대비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중 저점과 지난 11일 종가와 비교하면 코스피 지수는 64.42% 상승했다. 이는 G20 국가 중 아르헨티나(107.5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독일(56.40%)·일본(41.40%)·프랑스(34.07%)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브라질(54.73%)·인도(49.55%)·러시아(46.96%) 등 신흥국 지수도 웃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49.32%),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48.80%), 나스닥 지수(58.20%) 등도 코스피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주요국 증시는 올 3월 중 일제히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이에 G20 국가 중 대표지수가 지난 연말보다 더 높은 곳은 한국(9.06%), 아르헨티나(10.00%), 미국 S&P500 지수(3.4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89%) 등 4개국에 그친다.
한국 시장이 가파른 반등한 것은 개인 투자자의 시장 유입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는 연중 저점인 지난 3월 19일 이후 이달 11일까지 25조7,59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4조9,247억원, 기관은 11조9,152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들어 주가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여가 큰 요인은 개인의 직접 투자”라며 “제로 금리 환경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자연스레 주식 시장으로 유입됐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세를 보이지만 국내 증시는 나름 선방하는 까닭 역시 ‘개미’의 힘이라는 분석이 많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위축됐지만 새로운 성장주를 찾아가며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권에는 네이버·카카오, LG화학·삼성SDI 등이다. 여기에 증시 ‘대기 실탄’도 여전히 풍부하다. 향후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낙관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고객 예탁금은 57조4,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정부의 신성장 산업 육성 정책까지 나와 당분간 우호적인 시장 환경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