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의 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라는 과학적 근거를 공개하겠다고 홍콩 출신 면역학 박사가 밝혔다.
옌리멍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소속 박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ITV 방송의 토크쇼 ‘루즈 위민’에 화상으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인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우한에서 발생한 새로운 폐렴에 관한 비밀 조사에 참여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옌 박사는 유전자 염기서열 등을 바탕으로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우한의 연구소가 코로나19 발원지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를 담은 보고서를 곧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증거들을 이용해서 왜 이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나왔는지, 왜 그들만이 이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한다“며 “생물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보고서를 읽어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왜 중국의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것인지 직접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옌 박사가 지창하는 연구소는 앞서 여러 차례 유출 의혹이 제기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옌 박사는 코로나19가 우한 수산시장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옌 박사는 폭로를 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에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내가 후회할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옌 박사는 코로나19 확산 초창기 두 차례 우한을 다녀온 후 사람 간 감염 사례가 이미 존재하며, 머지않아 유행병처럼 번진다고 윗선에 보고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폭로하고 지난 4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중국 정부는 옌 박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어떤 지연이나 은폐도 없었다”며 “우한에서 발병 사례가 확인되자마자 즉각 확산 방지를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또 국제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을 언급하며 ‘연구소 기원설’을 부인했다. 홍콩대도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주요 사실과 (옌 박사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WHO는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했으며 동물과 인간의 종간 장벽을 뛰어넘게 만든 중간 동물 숙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31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1일 전세계 코로나 일일 확진자는 31만692명을 기록했다. 지난 4일에 보였던 기존 최고치인 30만4,483명을 넘어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