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2차 전지 산업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배터리 데이를 전후로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LG화학(051910)은 전일 대비 1.12% 빠진 70만5,000원에 마감했다. 2·4분기 깜짝 실적 이후 랠리를 펼친 LG화학은 최근 2주간 7.11% 조정 받았다. 같은 기간 삼성SDI(006400)(-7.83%), SK이노베이션(096770)(-1.91%)도 약세다.
미국 기술주가 조정받은 가운데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가 국내 업체의 숨 고르기 이유로 지목된다. 테슬라는 오는 22일 배터리 데이를 연다. 업계는 자체 배터리 생산 청사진인 ‘로드러너’ 프로젝트 상황과 향후 배터리 전략이 제시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국내 업체 성장세를 꺾는 쓰나미급 선언이 발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가 ‘맥스웰’을 인수하면서 일각에선 폭발 위험이 없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상용화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또한 부족한 양산 경험과 막대한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전격적인 내재화 선언 가능성은 낮고 배터리 업체와 협력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상 개발 이후에도 양산까지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우수 기술이 공개된다고 가정해도 국내 업체 입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공정 원가 절감형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배터리 데이 전후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고가인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LFP(리튬인산철)계열 배터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테슬라의 강한 내재화 의지가 확인될 경우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고전은 면치 못하는 테슬라의 주가에도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이달 들어 25% 급락했지만 국내 투자자는 해외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이달 순매수액은 5억8,000만달러(약 6,800억원)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11일 투자은행 UBS는 “배터리 데이에서 비용·기술 우위를 확고히 하는 발표가 기대된다”며 목표가를 기존 160달러에서 325달러로 높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