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비판과 감시가 무뎌진 탓일까. 진보를 표방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최근 행태를 보면 그동안 모질게 비판해왔던 기득권층과 가장 가까운 집단은 바로 자신들인 것 같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개월 새 아파트와 분양권 등 3채를 쇼핑하고 당의 ‘1가구1주택’ 방침에 따라 팔기로 한 강남 아파트 1채는 차남에게 증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아내가 재산을 관리한다”며 발뺌을 하고 있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사 지분을 두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와중에 의원직 신분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는 받지 않았다. 보조금 부정수령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검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도 의원직은 이어가겠다고 한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상상하기 힘든 특혜를 누리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특히 아직 사회에 진입조차 하기 버거운 20대들의 분노와 상실감이 큰 것 같다. 최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문재인 대통령 긍정평가는 2주 만에 무려 1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20대 정당지지율에서도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4.9%를 기록해 민주당 지지율(29.6%)을 앞질렀다.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시작으로 지방선거와 총선까지 싹쓸이했다. 일부 의원에게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는 점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정작 중요한 점은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는 행태를 보이는 인사들에 대해 내 편이라고 무작정 감싸주기보다는 단호하게 선을 긋고 책임을 묻는 자세가 아닐까.
노회찬 의원은 초선 의원이던 시절 “대한민국에서 법 안에 만인이 평등한 것이 아니라 만명만 평등한 것 아닙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16년 전의 말이지만 지금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다.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