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10월 중 보급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또다시 내놓았다. 내년 하반기에나 대규모 공급이 가능하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다.
16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코로나19) 백신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10월 중순께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미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조했으며 보건 당국이 연말까지 최소 1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의 주장에 완전히 배치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을 열기 전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백신 대중 공급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는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2021년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라고 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면 마스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보다 전염병 예방에 좋다”며 “(백신의 경우) 내가 면역 반응을 얻지 못하면 나를 보호해주지 못하지만, 마스크는 나를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레드필드 국장이) 실수한 것 같다”며 “(국장의 발언은) 잘못된 정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10월에 공개된 후 즉시 (접종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마스크는 백신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백신 접종’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전망”이라며 “11월 1일 이전에, 10월에 나올 수도 있다”고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 소장 역시 “10월까지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상상할 순 있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