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잠룡들이 대권 레이스를 앞둔 물밑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잠룡들이 잇따라 정치적 기지개를 켜면서 정치 무대로 복귀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 편 태흥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빌딩은 유 전 의원이 대선후보를 지냈던 바른정당 당사로 사용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지난 10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무실의 규모는 165㎡(50평)가량이며 현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 또는 하순께 개소할 예정이다.
경제와 복지에 관련된 저서를 집필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은 북콘서트 등의 이벤트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제20대 국회 임기가 끝나고 두문불출하며 저서 집필에 집중해왔다. 유 전 의원의 잠행이 길어지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권 포기설’도 나돌았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 측은 “대권 의지나 신상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추석 이후 모습을 기대해달라”며 다음달부터 본격 활동할 것임을 예고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자신의 싱크탱크 격 모임인 ‘코리아비전포럼’을 통해 세 모으기에 나선 모습이다. 원 지사의 최측근인 이기재 전 제주도 서울본부장이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이태용 전 황교안 국무총리실 민정실장과 경윤호 전 제주도지사 정무특보 등이 활동하고 있다.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무성 전 의원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의원이 주축이 된 보수진영의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는 21일 오후 정기세미나를 연다. 마포포럼은 10일에도 세미나를 열고 장성민 전 의원을 연사로 초청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대중 전 조선일보 고문이 연사를 맡는다. 김 전 의원은 추석 이후부터 대권 주자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어 어떤 인사들이 초청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