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토막 난 ‘8월 거래절벽’에도 ‘2030세대’의 ‘영끌 매수’ 비중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아파트 매입 건수는 전달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지만 ‘2030 매수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구로·성북구 등 외곽지역은 10건 중 5건이 2030 매입이었다. 정부는 대책 효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락 우려에도 영끌 매수는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8월 2030 매입 비중 역대 최고=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40.4%에 달했다. 이들 세대의 매입 비중이 4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9년 1월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같은 2030의 ‘영끌 매수’가 서울 아파트의 전체적인 거래량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량만 놓고 보면 8월은 바로 전 달인 7월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1만6,002건 이뤄진 데 반해 8월에는 이보다 1만건 가까이 줄어든 6,880건을 기록했다. 2030 매수 건도 줄었다. 7월 5,907건에서 8월 2,777건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강력한 집값 안정화 대책으로 부동산 거래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 집값 오름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수요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외곽지역은 10건 중 5건 차지=2030세대의 영끌 매수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구로구·성북구는 8월 2030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각각 48.8%와 49.1%로 절반에 육박한다.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곳은 노원구다. 7월 35.1%에서 8월 44.5%로 9%포인트가량 올랐다. 반면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이들 세대의 매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남구가 28.3%, 서초구가 29.9%, 송파구가 32.6%를 각각 기록했다. 젊은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대, 올해 초까지만 해도 30% 초반대를 기록했다. 이후 6월 36.1%, 7월 36.9%를 기록한 뒤 8월 40%선을 넘었다.
젊은 세대의 영끌 매수 지속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우선 거래가 얼어붙고 있을 뿐 아니라 내년 7월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2030의 매수세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그중 하나다. 반면 새 임대차법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전세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젊은 세대의 매수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