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위기 속 기회 있다"…사장단에 '집요함' 주문한 구광모

■LG 그룹 최고경영진 한 자리에

사장단 워크숍서 '새 판'에 기민한 대응 강조해

"기존의 접근 대신, 집요함으로 승부하자"

구광모 LG대표이사 회장/사진제공=LG구광모 LG대표이사 회장/사진제공=LG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갑시다.”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22일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 속 기회 포착’에 힘을 실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전 산업에 영향을 떨치는 가운데 기존과 다른 시장이 생겨나는 등, 판이 새롭게 짜이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LG에 따르면 이날 오전 그룹 최고경영진 40여명은 LG경제연구원으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화상회의로 압축 진행한 이번 워크숍은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 권봉석 LG전자(066570)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워크숍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길어짐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보호주의 확산과 탈세계화 가속화, 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과 교역의 제약은 수요 재편으로도 이어져 △홈(Home) △건강·위생 △비대면·원격 △친환경 등 새로운 분야에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LG최고 경영진은 사업별 특성에 맞는 기회를 찾는 것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주요 시장별 공급망 유연성도 갖추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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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을 넘어 고객 중심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 하는 것이 필요하고, 고객과 시장을 더욱 세분화해 구체적인 니즈를 찾아 집요하게 파고드는 실행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구 회장은 고객과 시장을 잘게 쪼개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개인화 트렌드가 니치 시장을 넘어 전 시장으로 빠르게 보편화될 것”이라며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이상 선택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구 회장은 “지금은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도 강조했다.



고객 가치 실천과 관련해 구매 이전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사후서비스에 이르는 각 단계별 고객 접점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한 개선 방안도 이날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구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도를 빠르게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그룹사 전반적 검토도 이뤄졌다. 이날 LG전자는 고객 만족도와 사용패턴 등의 빅데이터를 제품 디자인과 상품기획, 마케팅 분야서의 의사결정과정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최고 경영진들에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진 사례를 그룹사 전반에 공유하기 위해 LG는 올해 하반기부터 계열사 20여개 조직에서 선정한 40여개 세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를 본격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그룹은 통상 그룹 연수원인 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사장단 워크숍을 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화상회의로 워크숍을 열었다. 이번 워크숍은 구 회장 취임 이후 두번째로 진행된 사장단 워크숍이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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