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23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발표하면서 리더 부문에서 정 청장을, 아티스트 부문에서 봉 감독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 청장에 대한 소개 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타임에 실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다”며 “정 청장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을 가지고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해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에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정 청장은 정부를 대표해 국민 앞에 섰고 매일 투명하게 상황을 발표했다”며 “질병관리청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서 코로나19 발생 6개월 전부터 ‘원인불명 집단감염 대응절차’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질병관리청을 준비된 조직으로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등장하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는 문구도 인용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와 맞서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연 인류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했던 미국 여배우 틸다 스윈턴이 소개했다. 스윈턴은 “봉 감독은 올해를 통틀어 새로운 태양처럼 열정적인 영화계의 선구자로 떠오른 영화제작자”라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고도로 숙련돼 있으며 풍부하지만 경건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이지만 매우 낭만적이다. 터무니없이 탐욕스러운 기쁨이 느껴지면서 고도로 원칙적이기도 하고 정밀히 조정돼 있으며 마지막까지 인정이 많다. 그의 영화에는 이 모든 것들이 항상 들어 있다. 이제는 세계가 이를 따라잡을 때가 온 것 같다”고 극찬했다.
그는 또 봉 감독이 “속물근성이나 냉소주의는 조금도 없으면서 궁극의 정교함을 지닌 열렬한 영화 팬”이라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영화라는 장르에 적합한 사람이다. 그는 곧 다이아몬드”라고 덧붙였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