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김종인(앞줄 오른쪽 세번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네번째) 원내대표, 의원들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에서 호남동행 또는 호남 지역명과 자신의 이름이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이 호남 지역의 민심을 얻기 위한 구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 48명의 의원을 호남 41곳의 지역에 배정해 ‘제2지역구’ 현안을 챙기도록 한 것이다. 이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달 5·18 국립묘지 앞 ‘무릎 사과’와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 호남 지역 표심은 물론 서울 등 수도권에 산재한 호남 출신 유권자의 표심을 얻어 진정한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회는 23일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 앞에서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열고 ‘제2지역구 갖기 운동’을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고질적 지역주의와 지역갈등을 넘어 국민 대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여건이 열악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가서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주호영 원내대표는 “너무 늦었다”며 “호남에 죄송하다”고 반복해 말하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금부터 국민의힘은 제대로 잘하겠다”며 “마음을 열어주고 곁을 내달라. 호남이 없으면 대한민국도 없다. 호남과 동행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은 ‘호남동행 의원단’ 48명을 호명한 뒤 “각종 현안 해결과 예산 지원으로 변화된 보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의힘이 다시 전국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통합위는 이후 5·18 단체와 간담회 개최, 지도부 호남 방문 등의 일정 등을 통해 호남과의 접촉면을 늘려갈 방침이다. 호남동행에 참여하는 의원 가운데 윤영석·장제원·이채익·윤재옥 의원 등은 광주를 제2지역구로 배정받았다. 추경호·송언석·김승수 의원은 전북 전주, 김도읍·하영제 의원은 전남 여수, 김웅·김영식 의원은 전남 순천을 제2의 지역구로 받았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호남 끌어안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보수정당 대표 사상 처음으로 5·18 국립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어 사과했고 전남 지역에 수해가 발생했을 때는 당 지도부가 여당 지도부보다 먼저 섬진강 지역으로 달려가 수해복구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또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당시 그는 당 일각의 5·18 폄훼는 개인 일탈이라며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