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바이코리아’로 대표되는 펀드 투자붐 현상이 있었다. 500포인트 아래에서 움직이던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가며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었고, 기존 투자자들뿐 아니라 투자를 평생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열풍에 휩싸였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500포인트까지 급락해 많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기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중국주식형 펀드의 인기로 해외투자가 급속히 늘기도 했다. 당시 3,000포인트 근처를 횡보하던 홍콩H지수는 2만포인트까지 오르며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자산에만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대거 중국펀드로 자산을 옮겼고, 펀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중국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2007년 글로벌금융위기가 발생하며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일부 투자자들은 아직까지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두 번의 시기는 투자자들에게 펀드투자의 위험을 경험하게 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2000년 초중반에 처음 펀드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펀드에 대한 기억이 썩 좋지 않을 것이다. 2001년 한국, 2006년 중국처럼 변동성이 크고 위험한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첫 번째로 만났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3,000개 이상 종목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를 살펴보자. 2010년 9월 17일(298.47, 에프앤가이드 기준)부터 2020년 9월 18일(567.02)까지 10년간 수익률이 약 90%에 달한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의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처음 만났다면 펀드에 대한 첫인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금리 시대에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투자처로서 펀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펀드는 단일 종목·단일 자산·특정시기에 투자하는 위험을 줄여주고 적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투자를 막 시작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좋은 첫인상을 위해 자산이 잘 분산되어 있는 펀드를 골라서 투자하기를 바란다. 첫 투자의 결과가 좋다면 장기투자로 이어지고, 장기투자는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산배분에 적합한 상품을 찾기 어렵거나 잘 모르겠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TDF(타겟데이트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적절한 대안이다. TDF는 여러 펀드들이 각각 다른 주식 비중을 가지고 있고 은퇴예상 시기만 선택하면 펀드가 알아서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상품이다. 투자자의 은퇴시점에 맞춰 다양한 종목과 자산에 알아서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투자 시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