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고법 판사는 26일(현지시간) 긴즈버그를 극찬하며 자신의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배럿 지명자는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발표 직후 “내가 상원 인준을 받는다면 나는 내 앞에 있던 사람에 유념하겠다”며 긴즈버그 대법관을 언급했다.
긴즈버그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릴 정도로 연방대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되지만, 배럿 지명자는 확고한 보수주의자라는 정반대 평판을 받는 인물이다. 배럿이 임명되면 연방대법관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보수 절대우위 구조로 된다.
미국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긴즈버그가 빠진 자리에 보수 성향 배럿이 지명되는 것을 반대하는데, 배럿이 긴즈버그를 극찬한 것은 이런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배럿 지명자는 “긴즈버그는 여성이 법조계에서 환영받지 못할 때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그녀는 유리천장을 깼을 뿐만 아니라 때려 부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여성이었고, 그녀의 공직 생활은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배럿 지명자는 보수주의자인 고(故)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을 자신의 멘토라고 지칭하면서 법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본보기라고 묘사해 왔다. 배럿은 스캘리아 대법관 재직 당시 법률 서기를 지냈다. 배럿은 긴즈버그와 스캘리아가 대법관 재임 시 사건을 놓고 격렬하게 의견이 달랐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의견 불일치가 상호에 대한 애착까지 파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배럿은 “판사는 법률을 적혀 있는 대로 적용해야 한다”며 “판사는 정책입안자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졌을지도 모를 정책적 관점을 배제하는 데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헌법을 사랑한다”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