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3년 만에 사옥을 갖게 돼 기쁩니다. 이곳에 마련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임플란트 연구소는 2024년 세계 1위라는 목표를 향한 핵심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입니다”
국내 최첨단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미래 전략 거점 단지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이 마곡 단지의 중심인 9호선 지하철 마곡나루역 인근에는 치아 모양의 독특한 건물이 서 있다. 바로 이달부터 가동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신사옥이다. 이곳에서 27일 서울경제와 만난 오스템임플란트의 엄태관(사진) 대표는 “사옥 마련을 계기로 임플란트 분야 세계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만큼 저력 있는 회사가 바로 오스템임플란트”라며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연구소와 사무실을 한데로 모은 만큼 최고 수준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신사옥은 총 900억원을 투입해 완공됐다. 일대에서 랜드마크로 꼽힐 만큼 눈에 띄는 외형만큼이나 엄 대표가 애지중지하는 게 바로 ‘중앙연구소’다. 일단 규모만 해도 어머 어마하다. 지하 2층, 지상 10층 2개 동 건물, 전체 연 면적 7만 1,127㎡(2만 1,516평) 중 연구소는 2만 9,752㎡(9,000평)에 달한다. 신사옥 근무자 850명 중 450명이 연구 인력이다.
엄 대표는 “임플란트 분야 연구소로는 단연 세계 최대 규모”라며 “다양한 제품 개발 설비를 갖춘 것은 물론 인간 치아 구조와 닮은 동물 실험도 가능하고 제품 검증 시스템도 그 어떤 기업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매출로 6,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언뜻 생각해도 입안을 들여봐야 하는 시술 특징상 코로나19로 영업에 타격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지레짐작을 깨는 실적이다. 엄 대표는 “매일 매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1·4분기 중국이 바이러스 사태로 난리를 칠 때는 미국에서 영업을 공격적으로 했고 2·4분기에는 다시 중국으로 힘을 돌려썼다”면서 “인력 구조조정이나 자금 회수 없이 오히려 핵심 지역에 영업인원을 늘리고 고객 확보에 투자한 게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2·4분기 중국 매출은 410억원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선 96억원을 기록했다.
엄 대표는 앞으로 비즈니스도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뉴노멀’로 일상이 된 만큼 새로운 전략을 들고 다시 치고 나갈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특히 엄 대표는 유관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임플란트 시장을 넘어 치과 산업, 의료 산업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는 것. 신사옥에 쇼룸을 마련한 치과 인테리어 사업을 포함해 치약을 내세운 제약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시작한 치과계 미디어 플랫폼 ‘덴올(DENALL)’은 비대면 시기에 교육, 영업 역할은 물론 커뮤니티 허브 역할도 하기 시작했다.
엄 대표는 “올해가 임기 4년 차인데 취임 3년간 연 매출이 1.7배 성장했다”며 “오는 2024년 매출 1조 4,000억원을 달성해 임플란트 업계 글로벌 1위에 오르고, 2034년에는 매출 10조원을 올린다는 장기 로드맵을 구상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유럽과 남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엄 대표는 “올 3월 비상경영체제에서 임금 동결 등 어려움을 감내해준 전 직원에게 감사하다”며 “현지 임플란트 제조 업체를 인수해 보수적인 유럽 시장을 비롯해 세계 3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사세를 더욱 키워 도약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