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페이가 카카오 자회사 중 ‘2호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한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지까지 총 3개의 카카오 계열사가 한꺼번에 추가 상장한다. 기업당 가치가 4조~10조원에 이르는 이들이 상장을 완료하면 카카오와 그 자회사로 구성된 ‘카카오 증시 패밀리’의 시가총액은 50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지가 국내 증시에 잇따라 상장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들 개별 기업의 상장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예고한 카카오페이는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으로 추산된다. 3,4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와 자산관리 사업 역량을 인정받으며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지난해 상반기 이미 7조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는데 지난 2월 출범한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착하며 기업가치는 더 커지고 상장일정은 당겨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달 22일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9조7,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연내 주관사 선정 계획을 밝힌 카카오뱅크는 유력한 카카오의 ‘3호 상장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고객은 1,294만명, 여·수신 잔액은 각각 18조3,000억원, 2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매월 평균 20만명 수준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장외에서 이날 11만6,000원에 거래됐는데 여기에 발행주식 수(3억6,509만주)를 단순 적용하면 시총이 40조원을 훌쩍 넘는다. 과대평가 논란도 있지만 3대 금융지주의 시총 합보다 큰 금액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8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언택트 및 플랫폼이 화두로 부각되며 카카오뱅크의 상장가치에 대해서도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통주식 수가 적고 거래 또한 많지 않은 만큼 현재의 장외거래 가격에 대표성을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웹툰 서비스를 하는 카카오페이지도 기업가치가 4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페이지는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통해 업계 최초로 유료화에 성공했으며 올해 거래 목표치는 5,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지는 넷플릭스처럼 ‘스트리밍’을 표방한 차세대 엔터 플랫폼으로서 미국과 남미·유럽에서 웹툰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고 스토리 IP 활용이 영화와 드라마·게임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마케팅이 제한적인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미 이익이 발생하고 있어 향후 기타 국가 진출 시마다 웹툰 가치의 재평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의 상장이 완료되면 내년에는 기존의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293490)를 더해 카카오 ‘증시 패밀리’는 총 5개사로 늘어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 상장 기대감에 전일 대비 4.98%(1만7,500원) 뛴 36만9,000원에 장을 마친 카카오의 시총은 32조4,972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보다 1.99% 오른 5만1,200원에 장을 마친 카카오게임즈의 시총은 3조7,481억원이다. 두 회사의 시총만 36조원이 넘으며 상장을 앞둔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더하면 58조원에 이른다. 이날 기준 시총 3위 네이버(49조원)보다 크고 2위 SK하이닉스(60조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자회사 지분가치 재평가에 따른 카카오의 주가 상승도 점치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본업인 비즈보드 기반 광고사업의 높은 성장과 핀테크와 모빌리티·콘텐츠 등 신사업의 적자폭 감소로 실적 개선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가로 49만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