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올해 고용지표를 톺아보면 3월과 8월을 기준으로 노동시장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3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과 8월 광복절 집회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다. 집단 감염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침체했다. ‘집단 감염→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비정규직 중심 고용 타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신천지 슈퍼전파자 돌자 근로자 처음으로 감소=고용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지난 3월 1,827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만5,000명(1.2%) 감소했다. 종사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2월 18일 신천지 신도로 밝혀진 31번 확진자가 발견됐고 이후 경남권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서 노동시장으로 타격이 전이된 것이다. 실제로 4월 기준으로 시도별 상용근로자의 근로시간을 분석하면 대구의 월 근로시간은 159.4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시간 줄었다. 전국 평균인 -18.4시간을 웃도는 것은 물론이고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에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근로시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곳은 특히 4월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던 대구시”라고 설명했다.
◇꾸역꾸역 막은 노동 타격... 광복절 집회로 휘청=총 근로자의 감소는 4월 -36만5,000명으로 저점을 찍고 차츰 회복되는 추세다. 고용부가 가장 최근 발표한 8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51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 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업종별로 살펴보면 민간 중심의 고용 타격을 공공의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메우는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로자가 가장 크게 증가한 업종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만3,000명(24.3%) 급증했다. 공공행정 분야는 공공 단기 일자리가 포함되는 업종이다.
공공 단기 일자리가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채용 동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분야의 지난달 채용은 총 13만3,000명 늘었는데 13만5,000명이 임시일용직에서 증가했고 상용직은 오히려 2,000명 줄었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15만1,000명, -11.8%)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5만6,000명, -16.7%) △콜센터 등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6만5,000명, -5.6%) 등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종사자가 크게 줄었다. 사랑제일교회 등 광화문 집회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되면서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타격으로 이어진 것이다.
◇노동시장 휘청거릴 때마다 ‘취약 계층’이 타격=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타격은 곧 임시직 일자리에 코로나 19의 악영향이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콜센터 등 사업시설관리업은 대체적으로 정규직 일자리가 아니라 단기·임시직으로 구성된다. 8월 기준으로 종사상 지위별로 근로자 수를 분석하면 학습지교사·방문판매원 등 특수근로종사자(특고)가 포함된 기타종사자가 전년 동기 대비 5만4,000명 줄었다.
지난 3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총 종사자를 지위별로 나눠 분석하면 상용근로자는 전년 동기 대비 8,000명(-0.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임시일용근로자는 12만4,000명(-7.0%), 특수근로종사자(특고) 등 기타 종사자는 9만3,000명(-7.9%)이나 급감했다. 결국 취약계층의 노동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3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아야만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