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주목표에 '빨간불' 들어온 조선업계, 러시아·모잠비크에 올인

업체별 올 수주 목표 달성률 23.6~39% 불과

해상 물동량 감소, 신조선가 급락 악재 겹쳐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수주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조선업계가 연말로 예상된 러시아와 모잠비크 액화천연가스(LNG) 대량 주문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4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8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81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작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국내 조선 빅 3의 수주 실적도 목표를 밑도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 수주 목표 달성률은 각각 34.5%, 23.6%, 39%에 불과하다. 올해가 불과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문제는 단기간 내 선박 발주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선박 발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해상 물동량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해상 물동량 감소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1%)보다 더 큰 4.4%를 기록할 전망이다. 2009년 선박 발주량은 해상 물동량이 준 영향으로 전년 대비 68%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월부터 신조선 가격도 빠르게 하락 중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벌크선이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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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지막 희망은 남아있다. 업체들은 지난해 말 발주량이 대거 몰렸던 경험을 떠올리며 러시아와 모잠비크의 LNG선 대량 발주 소식을 고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와 관련한 LNG선 발주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노바텍은 1·2차에 걸쳐 총 25척가량의 쇄빙 LNG선을 발주했다. 1차 발주 물량 15척 중 5척을 지난해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나머지 10척도 가져갈 것으로 점쳐진다. 대우조선해양은 2차 발주 물량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쇄빙LNG선은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는 가스 운반선으로 선가가 일반 LNG선보다 1.5배 비싼 3억 달러에 육박한다.

프랑스 토탈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연말에 LNG선 발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잠비크 LNG선 발주 규모는 총 16척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씩 건조의향서(LOI)를 맺고 발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극심한 수주절벽을 겪었으나 지난 7월부터 수주량이 늘고 있다”면서 “연말 모잠비크, 러시아 등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한 후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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