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선 TV토론이 예정대로 대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정 연기 또는 화상 토론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모두 대면 토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보좌관은 이날 NBC방송 시사프로그램 ‘미트더프레스’에 출연해 “대통령·부통령 토론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밀러는 “바이든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도 밖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들은 화상 토론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캠프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상으로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이 바뀐 셈이다.
캠프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토론 당일까지 열흘 이상 남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전 건강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화상 토론 수용이 건강 악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 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더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2차 TV토론을 통해 지지율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후보 역시 대면 토론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 이후 지지율이 높아진 만큼 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WSJ는 바이든 선거 캠프의 케이트 베딩필드 선거대책부본부장이 “대선 토론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해리스 상원의원은 7일 TV토론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2차 TV토론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