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보건과 경제 간 균형을 가장 잘 잡은 나라로 한국과 호주를 지목했다.
게이츠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고경영자(CEO) 카운슬’에서 보건과 경제가 상충하는 가운데 누가 균형을 가장 잘 잡았느냐는 물음에 “한국·호주”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게이츠는 한국·호주와 다른 나라들이 2002년 사스 발병 사태를 경험했고 그 결과 전염병 대유행에 대처하는 데 더 잘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왜냐하면 이것(코로나19)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사건이어서 초기의 조그만 정보가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로 우리가 배우고 혁신해 다음에 이것이 발생하면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2월과 3월의 실수들과 씨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이츠는 또 코로나19 이후 정상화 시점과 관련해 “내년 말께면 정상에 아주 가까워질 것”이라며 “그것이 최선의 경우”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다만 “우리는 여전히 이 (임상시험 단계의) 백신들이 성공할지를 모른다”며 “(백신) 생산능력 증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따라서 미국 내 혹은 미국과 다른 나라 간의 (백신) 할당이 최대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이터는 코로나19 백신이 효험이 있고 대규모로 빠르게 준비돼 적절히 분배되면 부유한 나라들은 내년 말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게이츠가 전망했다고 풀이했다. 게이츠는 MS 경영에서 손을 뗀 뒤 극심한 빈곤과 열악한 보건의료 해소를 목표로 하는 빌앤드멀린다재단을 설립해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재단은 지난달 16개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약해 코로나19 백신을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대량 생산하고 승인된 백신이 최대한 일찍 널리 보급되도록 힘쓰기로 했다. 게이츠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러시아·중국과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백신 중 어떤 것도 임상시험 3단계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백신이 과학적 관점에서 완벽히 타당한 사업이라면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임상시험 3단계 연구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이들 국가 바깥에서 이 백신의 매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게이츠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준비됐을 때 접종을 주저하는 경우를 줄일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