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의 강력한 반발에 서울시가 한발 물러나는 제스쳐를 취했다.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변경하되, 권익위원회의 중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정 고시는 유보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송현동 부지 매각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원활하게 협의 중이라며 부지 매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7일 서울시는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송현동 부지 관련 북촌지구단위 계획변경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변경안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에서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 법적 효력을 발휘하는 결정 고시는 유보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시의 공원화 강행 방침이 알려지자 대한항공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권익위에서 중재를 진행 중인 사안이라 반발은 더욱 컸다.
그러나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공원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서울시 측은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이행해야 부지매입 예산확보가 가능한 만큼,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게 됐다”고 이번 결정을 설명하며 “시는 내년 초까지 매각금액을 회수해야 하는 대한항공의 상황을 고려해 제3기관(LH)이 송현동 부지를 선매입하고 향후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도 세부적으로 검토·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송현동 공원화사업은 역사·문화적 차원에서도 국가적 중요사업이자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협력과 협조가 절실하다”라며 “이를 위해 그간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준 권익위와 국토부,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의 협조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대한항공과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