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발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삼척 1·2호기 공사로 인근 맹방해변 연안 침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도 “삼척 1·2호기는 오는 2030년부터 재생에너지의 전기공급에 밀려 주말에는 가동도 못하는 수준까지 갈 것”이라며 발전소 완공 이후 가동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 국감에서 “해안 환경 훼손이 심각해 삼척 1·2호기 공사 중지를 포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발전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 측은 “2018년 8월부터 현재까지 투입된 공사 비용만 1조원이 넘고 공정률도 올해 말이면 40%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전날 국감에서 “공정률이 30% 이상이고 사업주가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중단은 어렵다”며 “연안 침식과 관련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강원도 삼척시에 건설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공사 중단을 압박하고 나선 이유는 환경 훼손이다. 삼척 1·2호기 공사가 진행되며 인근 맹방해변에 연안 침식이 발생하는 만큼 공사를 중단하고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온실가스 저감을 목표로 한 ‘탄소 중립’에 석탄 발전소 건설이 역행한다는 ‘탈석탄’도 주요 명분이다. 그러나 이미 정부로부터 지난 2013년 발전허가를 받고, 2018년부터 2년 넘게 진행된 발전소 건설이 하루아침에 ‘없던 일’이 됐을 때 사업자가 받을 피해는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지적된다.
국내 마지막 석탄발전소로 강원도 삼척시 일대에 5조원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는 이미 문재인 정부 들어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한 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2013년 발전허가를 받고 정부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지만 정부가 2017년 미세먼지 저감 차원에서 삼척 1·2호기를 석탄발전소가 아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에도 발전업계는 ‘애초 석탄 발전소를 짓기로 한 설계를 하루아침에 바꾸라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삼척 1·2호기는 우여곡절 끝에 2018년 1월 사업승인을 받고 같은 해 8월부터 현재까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9월 말 현재 31%이며, 올해 말이면 40%까지 진행된다는 것이 발전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 측의 설명이다. 삼척블루파워 관계자는 “부지조성을 완료하고 석탄을 실어나르는 이송터널 등 인프라 설치가 상당수 진행이 된 상황”이라며 “공사에 필요한 기자재 발주도 이미 완료돼 협력사들이 부품을 구매하고 제품을 제작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투입된 공사 비용은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다. 삼척블루파워 측은 “공사를 중단할 경우 매몰비용은 2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공사가 모두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여당이 탄소 중립을 이유로 탈원전에 이어 탈석탄 가속페달을 지나치게 밟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올해 5월 발표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60기인 석탄발전기는 오는 2034년까지 절반인 30기로 줄이고, 이 가운데 24기를 LNG 발전기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발전용량 비율로 따지면 올해 27.1%에서 2034년 9.9%로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탄소 감축을 위해 이조차도 지나치게 느리다며 정부와 기업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전날 산업부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은 삼성물산의 한국전력 ‘베트남 붕앙2 화력발전사업 참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공세를 편 바 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