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당국은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3층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V’자로 불이 번진 형태로 미루어 볼 때 아래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위층으로 옮아갔을 확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울산 남부소방서는 일 현장 확인 결과, 3층 테라스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수사팀은 3층 테라스 외벽 쪽에서 발견된 불에 탄 흔적이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퍼지는 패턴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강한 바람도 화재 규모가 확대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화재 초기 당시 3층에서 처음 불길을 봤다는 인근 주민 신고도 있었다. 다만, 화재 발생 지점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최초 신고자는 12층 에어컨 실외기 쪽에서 연기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소방청은 화재 발생 당시 발화 지점을 3층 테라스 외벽으로 알렸다가 화재 완진 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내용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엄준욱 울산소방본부장은 10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대책 회의에 참석해 “화재 당시 건물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신고 내용만으로) 발화 지점을 찾기는 어렵다”며 “감식이 끝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경찰청은 수사전담팀을 꾸려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수사팀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합동으로 화재 현장을 확인하고 불이 번진 흔적을 살피는 등 1차 감식을 벌였다.
현재 2차 감식 일정은 미정이다. 1차 감식 당시 화재 건물 천장에서 낙하물 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발견한 감식팀이 요원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마치는 대로 2차 감식 일정이 정해질 전망이다.
지난 8일 밤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선 대형 화재가 발생해 9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고, 옥상 등 피난층에 대피해 있던 77명이 구조됐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