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보금자리론’ 대출이 올 상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일곱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금자리론은 정책 대출 상품으로 시세 6억원 이하 주택 매입에만 적용된다.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상승하는 집값과 정부의 대출 규제에 젊은 세대 등을 중심으로 보금자리론 대출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보금자리론 대출, 전년 동기 대비 6.5배 폭증=1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기준 보금자리론 대출 실적은 총 23조1,32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5,605억원) 대비 6.5배 이상 폭증한 규모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금자리론 판매액이 2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별로 보면 풍선효과로 인해 서울 외곽과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의 거래량이 치솟았던 올해 초 대출이 크게 늘었다. 1월과 2월에만 각각 6조5,000억원, 5조7,000억원가량의 보금자리론이 대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보금자리론 전체 판매액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27조498억원)을 초과하는 것은 물론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의 구매 시 주택담보인정비율 70% 이내 범위에서 최대 3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일시적 2주택)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정책 상품 특성상 30대 등 젊은층이 주로 선호하는 대출이다.
◇6억원 이하 아파트값 껑충=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상승장은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을 신청할 수 있는 6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 비중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경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의 거래량 및 가격이 올랐고 경기·인천 지역 또한 규제지역 지정 등 부동산 대책에도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KB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는 14.71%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8.37%)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강북(11.61%) △구로(11.05%) △금천(9.93%) △도봉(9.43%) 등 여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도 서울 전체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한 ‘5분위 아파트매매’ 통계를 보면 약 4억~6억원 정도의 분포를 보이는 수도권 3분위, 4분위 아파트 가격이 올 상반기 각각 11.32%, 11.24% 올라 여타 분위 아파트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