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상향했다. 하지만 IMF는 세계 성장률을 기존보다 0.5%포인트 더 올려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IMF는 13일 발표한 세계 경제 수정 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발표한 -2.1%에서 -1.9%로 0.2%포인트 상향했다. IMF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5.2%에서 -4.4%로 0.8%포인트 올려 한국의 성장률을 상대적으로 작게 조정한 셈이다.
6월 대비 세계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상향된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졌다. IMF는 미국에 대해 -8.0%에서 -4.3%로 3.7%포인트, 유로존은 -10.2%에서 -8.3%로 1.9%포인트 각각 높였다. 2·4분기 미국과 중국·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개선된 반면 한국은 대외 수요 약화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GDP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영향이다.
또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6월 전망치 대비 하향 조정됐다. IMF는 기존 전망치인 3.0%를 이번 발표에서 2.9%로 낮췄다. 특히 IMF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당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나 기업 유동성 부족 및 도산,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 국가 간 갈등이나 미중 무역갈등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연말에는 수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겨울철 들어 다시 코로나19 팬데믹이 나타날 경우 수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올라가더라도 체감 경기는 상당히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IMF는 “위기가 지속할 경우 필요한 정책 지원을 다 하는 한편 향후 재정지출 증가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될 경우 피해계층 지원과 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등 생산성 향상, 세원 확대·조세감면 축소 등을 통한 국가채무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