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개발도상국에 사는 어린이 10억 명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대유행 기간 사교육에 투자하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어 전 세계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미 경제방송 CNBC ‘클로징벨’과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폐쇄되며 부모가 일터로 돌아가기 힘들어져 미국 같은 부유한 나라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학교가 폐쇄되며 학생들이 집에서 수업을 듣게 되자, 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가 제대로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어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10억 명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아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회복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염병 사태 이후 제기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5일 유엔아동기금(UNICAF)의 헨리에타 포레 사무총장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최소 2,400만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중퇴할 것이라며 “세계 교육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때 192개국이 학교를 폐쇄해 학생 16억명이 등교를 못했다”며 “현재도 세계 학생의 절반인 8억 7,000만명 이상이 여전히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가정의 아이들은 아동 노동이나 성적 학대에 더 취약해, 빈곤의 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가정환경에 따른 학습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소득 국가·가정의 교육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일부 학부모들은 원격수업의 교육적 효과를 우려해 사교육비 지출을 적극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의 교육 전문가 제니퍼 브로조스트는 “학부모들이 원격수업의 효과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사교육에 시간당 100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부모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교과 과목은 물론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서도 지출을 늘리고 있었다. 브로조스트는 이 같은 현상으로 “경제적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뒤처지고 있다”며 “교육 격차가 더욱 커졌다”고 우려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학교 폐쇄를 걱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교육 공백을 우려하며 “코로나19 감염자가 없거나 적은 곳에서의 학교 폐쇄 결정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장기적 합병증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