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해외 증권 거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관련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탁원은 글로벌 증권 정보 제공 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 코리아와 외화증권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다른 증권사나 해외 증권 보관기관으로부터 받는 외화증권 데이터를 레피니티브 코리아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자동으로 비교하는 시스템을 올해 안으로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업무 처리 업무를 방지하고 결제 지연·실패 리스크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예탁원은 해외 증권 보관기관으로부터 각국 증권의 배당금, 액면분할·병합, 배당지급일자 등 증권 발행·권리 정보를 전달받고 있다. 예탁원은 이 정보를 국내 각 증권사에 제공하고, 증권사들은 이를 활용해 고객들의 해외 주식 투자를 중개한다. 그러나 보관기관이 예탁원에 정보를 늦게 전달할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 주식 거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외국 증권을 예탁원에 100% 예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피니티브로부터 별도 증권 발행·권리 정보 데이터를 받음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예탁원의 계획이다. 레피니티브의 데이터와 해외 증권 보관기관의 전산 정보를 함께 확보해 비교 검증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레피니티브는 블룸버그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시장 정보 제공 기관으로 꼽힌다. 증권 발행·권리 정보를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보다 많은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보다 체계적인 외화증권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9월말 기준 예탁원이 관리하는 외화증권 종목 수는 총 1만7,954개로 지난해 말(1만5,434개)보다 2,000개 넘게 늘었다. 일반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599억달러(약 68조6,700억원)로 지난해 전체(436억달러)에 비해 37.3% 늘었다. 2015년(219억달러)보다는 2.7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