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실험’은 좌절됐지만 시장은 쏘카의 가치를 인정했다. 쏘카가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서 처음으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전체로는 열두 번째다.
쏘카는 SG PE로부터 500억원,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 등 총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여객운수법 개정으로 자회사인 VCNC의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이후 6개월 만의 낭보다. 투자사들은 쏘카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쏘카의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고 신사업 진출에도 앞장선 사업역량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쏘카는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을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쏘카 카셰어링 사업의 지속성장,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끈 역량 등을 인정받았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 서비스 고도화, 인재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쏘카의 이번 투자유치 성공은 타다 사업 철수의 아픔을 딛고 거둔 쾌거라 더욱 눈길을 끈다. 쏘카의 자회사인 VCNC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근거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지난 3월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서비스를 접었다.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 문제를 비롯해 승합차 차량, 차고지, 차량 운영 비용 등 큰 손실을 떠맡기도 했다.
VCNC는 타다 서비스 사업 중단 이후 고급택시를 이용한 플랫폼 호출 사업인 ‘타다 프리미엄’, 예약형 상품인 ‘타다 에어’ ‘타다 골프’ ‘타다 프라이빗’ 등으로 사업조정을 단행한 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가맹택시 사업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중개사업 ‘타다 대리’ 등 새로운 서비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쏘카는 상품 다양화를 통해 압도적인 카셰어링 업계 1위를 구축했다. 모닝, 카니발, 벤츠 EQC 등 다양한 차종을 탈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쏘카 패스’를 출시해 누적 가입자 30만명을 달성했다. 또 장기 이용상품인 ‘쏘카 플랜’ ‘쏘카 페어링’을 비롯해 기업 대상 ‘쏘카 비즈니스’ 등 다양한 카셰어링 상품을 출시해 구성을 다양화했다. 쏘카는 현재 전체 회원이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 철수로 인한 비용을 부담하고도 실적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쏘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운송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올해는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