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사기 의혹과 관련해 NH투자증권 대표가 옵티머스 관계자의 전화를 받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연락처를 담당 부서에 건넨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펀드 승인 결정 전 옵티머스 관계자를 접촉한 적이 있는가”라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2019년 4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으로부터 전화가 온 적 있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함께 옵티머스 고문단 중 한 명이다. 정 대표는 “(김 고문이) 금융상품을 팔려고 하는데 상품 담당자를 소개해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상품 담당자한테 접촉해보라고 쪽지를 넘긴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김 고문으로부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연락처를 건네받았고 이를 펀드 판매 승인 여부를 결정했던 상품소위원회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정 대표는 전화번호를 건네면서 “우리 회사에 펀드를 팔려고 하는 것 같다. 만나보고 (우리 회사에서 팔 수 있는지) 검토해서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다만 정 대표는 “부하 직원에게 지시나 영향력 행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이날 답변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경영진이 금융상품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고 말하면서 상품 판매 과정에 전혀 개입한 적이 없음을 강조한 것과는 달라진 것이다.
정 대표의 메모를 전달받은 전모 NH투자증권 부장(상품승인소위 위원장)도 농해수위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정영채) 대표로부터 김 대표 연락처를 전달받아 제가 전화를 했고 미팅을 했다”면서 “운용사를 접촉할 때 내외부 관계자로부터 소개를 받는 일은 자주 있는 일로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상품을 판매한 NH투자증권과 농협중앙회 계열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옵티머스 관계자와 만난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장이 상품승인소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상품을 고르고 선택하는 사람이 같아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상품을) 하루 만에 실사해 상품소위원회에 올리고 바로 결정했다”며 “외부에서의 부탁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신속하게 허위·엉터리 실사가 진행될 수 있었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