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전 흥행이라지만... 회사채 투심은 ‘싸늘’

시장 수요 500억원 겨우 채워...산은 800억원 추가 지원

지분가치 기대감 불구 코로나19 여파 재무지표 저하 부담

낮은 신용도·대주주 변경에 따른 변동성도 투심 악영향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발행하는 회사채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매각을 앞두고 이달 초 진행한 예비입찰에서 현대중공업지주(267250) 등 유력 SI와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러브콜을 받은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주가가 크게 뛰면서 지분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000150)인프라코어는 전날 1,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시정 배정 물량인 500억원을 간신히 확보했다. 나머지 800억원어치 물량은 대표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인수한다. 미매각이 발생해 회사채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경영권 매각(지분 36.07%)을 앞두고 이달 초 예비입찰에서 흥행한 것과 온도차가 큰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앞서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국내 대형 PEF인 MBK파트너스,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 등을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각 인수후보가 제시한 두산인프라코어의 가격은 1조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두산인프라코어는 연초(5,500원) 대비 56.4%오른 8,600원에 거래중이다. 시가총액은 1조8,300억원 수준으로 세 달 사이 5,000억원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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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변경으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반면 두산인프라코어 자체적인 펀더멘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채권 투자의 경우 변동성 자체가 부담 요인”이라며 “안그래도 낮은 신용도(BBB) 때문에 투자풀이 얕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까지 둔화돼 투자를 꺼린 곳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이후 투자 확대와 운전자금 확대, 관계사 자산매입 등으로 현금흐름 적자가 발생하면서 순차입금 규모가 계속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현금흐름까지 악화됐다.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1조4,25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4%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무려 40.7% 쪼그라들었다.

현금창출력 대비 고정비가 높아 유의미한 차입금 감축도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의 상반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28.7%로 순차입금의존도는 51.6%다.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10.4배에 이른다.

높은 차입 비중으로 금융비용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두산인프라코어의 금융비용은 968억원으로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816억원보다 많았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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