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개막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영화제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개·폐막식, 레드카펫 등의 이벤트 없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조용히 치러지게 됐지만 영화제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세계 유수 영화제가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영화 산업 종사자들과 영화 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 끝에 막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영화는 원래 힘들고 모험 가득한 일(차이밍량)” “영화의 역사는 언제나 커다란 도전과 시련을 극복해온 역사(박찬욱)” 등 아시아권 유명 감독들도 응원 메시지를 보내며 개막을 축하했다.
BIFF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퍼스트 카우’ 상영을 시작으로 조용한 축제를 시작했다. 영화제는 오는 30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되며 62개국에서 출품한 192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으로는 오랜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홍콩의 전설적 감독 7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칠중주:홍콩 이야기’가 선정됐다. 조니 토를 비롯해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임영동, 서극 감독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1950년대부터 근 미래까지의 홍콩을 보여준다. 폐막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타무라 코타로)이다. 30일 오후 야외극장에서 상영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에는 칸국제영화제 선정작 56편 중 23편을 비롯해 베를린 영화제, 베네치아 영화제 등 세계 주요 영화제 초청작·수상작이 대거 상영된다. 코로나 19 탓에 올해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해외 영화제 측에서 “작품들이 부산에서 상영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BIFF 측은 전했다.
한편 영화제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방역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엄격히 시행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맞춰 유효좌석의 25%만 관객에게 제공된다. 1편당 상영횟수도 1회로 제한됐다. 영화제 부대 행사인 비즈니스 및 포럼, 2020 아시아필름어워즈,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시상식 등은 온라인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