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개미들 손해 더 볼라"...커지는 IPO제도 개편 신중론

개인물량 확대·소액 우선배정에

"참여 독려하는 게 옳은 지 의문"

공모 열풍 속에 금융당국은 대규모 자금동원이 어려운 개인투자자가 소외되는 현재의 증거금 방식 공모주 물량 배정을 ‘불공정’으로 규정하고 제도 개편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최근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못 미치는 기업이 급증하는 등 시장의 온도가 바뀌고 있어 제도 개편에 대한 신중론도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공모주 제도 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공모주는 기관투자가 60% 일반청약자(개인) 20%, 우리사주 20% 등으로 배정된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 소액투자자들을 위해 제도 개편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시장에서는 개편안에 △개인 배정 물량 확대 △소액 우선배정 방식 확대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에게 공모주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공모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하며 업계에서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공모주 투자 역시 무조건 수익이 나는 영역이 아니어서 개인 물량 확대 시도가 외려 개인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빅히트를 비롯해 최근 상장한 10개 기업 중 5개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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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방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우리사주 청약 미달분 개인 배정의 경우 내부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개인에게 배정한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 우선배정 방식 역시 배정 기준이 되는 금액과 우선배정할 주식의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기존 방식과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액투자자는 투자 노하우나 투자에 앞서 면밀한 기업 분석을 하지만 소액투자자는 상대적으로 기업정보가 부족한 만큼 무작정 공모주 투자를 독려했다가는 이들의 손실을 키우는 결과만 낳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개인의 공모주 투자 역시 단기차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제도 개편 방향이 상장의 주체인 상장예정 기업의 리스크를 확대시킨다는 점도 문제로 여겨진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 상장하는 기업은 기존 상장사보다는 시장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실적보다는 심리에 따른 주가 변동이 크다”며 “전문 공모주 투자자도 장기 고수익을 내기 힘든 시장에 공모 흥행 사례를 들어 개인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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