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녀 티파니가 반(反)성소수자 정책을 추진했던 아버지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성 소수자를 대상으로 지지연설에 나섰다가 논란에만 휩싸였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티파니는 지난 주말 플로리다주(州) 탬파의 한 호텔서 열린 ‘트럼프 프라이드’라는 단체의 행사에서 아버지 지지를 호소하며 10분 가량 연설했다. 트럼프 프라이드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운동을 펼치는 성 소수자 단체다.
티파니는 연설에서 “나는 아버지의 신념을 안다”면서 “그는 정치에 우선해 게이와 레즈비언, ‘LGBQI…IA+ 공동체’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성 소수자를 통칭하는 약어 조합인 LGBTQIA+를 거론하면서 트랜스젠더(성전환자)를 뜻하는 ‘T’를 빼먹은 것이다.
티파니는 “나와 연락하는 친구 중 ‘너랑 가장 친한 친구들이 게이인 걸 아는데 어떻게 아버지를 지지하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어 슬프다”면서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아버지가 항상 너희(성 소수자)를 지지했기에 나도 그를 지지한다’고 답한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정치를 위해 성 소수자를 돕지 않으며 그런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티파니는 연설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면서 “나에게 ‘트럼프 유전자’가 있어 아버지처럼 연설문 없이 (연설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 아버지가 연설문을 버릴 때를 사랑한다”고도 했다.
티파니의 연설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며 논란이 일었다. 우선 티파니가 LGBTQIA+에서 ‘T’를 누락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더해 성 소수자 단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원한 적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글래드’라는 단체는 트위터에 “티파니의 영상을 봤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성 소수자의 친구였던 적 없다”고 남겼다. 이 단체는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등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반(反)성소수자 정책 목록도 함께 공유했다. 일부 누리꾼은 연단에 올라오며 몸을 흔들고 수차례 손 키스를 날린 티파니의 행동이 우스꽝스럽고, 과장됐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티파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 사이에서 낳은 자녀이다. 영국 BBC방송은 티파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변화“라며 티파니가 아버지와 가깝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티파니는 지난 8월25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찬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