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젊은 시절에 철도 관련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1857년 증기선 한 척이 미시시피 강을 건너다가 철교의 교각을 들이받아 가라앉는 사고가 발생하자 철도회사 변론을 맡아 승리로 이끌어낸 것도 링컨이었다. 그는 철도가 신생국인 미국을 하나로 묶는 튼튼한 기초라는 확신을 갖고 철도 건설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링컨은 1862년 남북전쟁 와중에 미국의 중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대륙횡단철도를 만들어 미국 철도의 초석을 쌓았다.
미국의 철도 산업은 1960년대 들어 비행기나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밀려 민간회사의 자진 폐업 사태를 겪어야 했다. 정부는 고심 끝에 여객철도운송 부문을 떼어내 연방과 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준공영 기업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해 1971년 5월 지역 민간철도회사의 여객 부문을 흡수 통합한 암트랙(Amtrak)이 탄생했다. 암트랙은 American과 track의 합성어로 공식 명칭은 ‘전미여객철도공사’이다. 암트랙은 2018년 기준 미국 46개주를 운행하고 있으며 300여대의 열차와 3만4,000㎞의 영업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암트랙은 낡은 설비와 비효율적 운영, 경영난 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창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형편이다. 게다가 1993년 빅바이우카노 철교에서 열차가 탈선해 47명이 숨지고 103명이 부상당하는 등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아 승객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각별한 철도 사랑을 전하며 대선 결과에 따라 경영난에 직면한 암트랙의 구명줄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평소 열차를 통근수단으로 애용하는 등 개인적인 인연 덕택에 의회를 설득해 재정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암트랙은 코로나19 여파로 하원에 계류된 28억달러의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면 추가 감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유야 어떻든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공공 부문의 부실은 세계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인 듯하다.
/정상범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