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MVP) 포인트 1위 최혜진(21·롯데)이 상금랭킹 1위 김효주(25·롯데)와의 첫날 힘겨루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혜진과 김효주는 29일 제주도 서귀포의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나란히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4위에 함께했다. 최혜진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에 트리플보기 1개를 묶었고 김효주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조 편성 발표 때부터 관심을 모은 두 선수의 맞대결이었다. 4~5년의 시차를 두고 KLPGA 투어 ‘대세’로 등극했던 이들이다. 김효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대신 국내 무대에 전념하면서 이번 시즌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승을 거둔 최혜진은 타이틀 방어와 시즌 첫 우승이 간절하다. 상금과 평균타수 1위를 달리고 있는 최혜진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보태면 3승 고지를 선점해 주요 타이틀 석권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1번홀 티샷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두 선수지만 대결이 시작되자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중반까지는 엎치락뒤치락했다. 최혜진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1번홀(파4) 두 번째 샷이 길었고 러프에서 친 내리막 어프로치 샷이 짧아 보기를 먼저 적어냈다. 김효주도 4m 정도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최혜진이 2번홀(파3)에서 2.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반면 김효주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탓에 1타를 잃으면서 최혜진이 1타 앞섰다. 하지만 이내 김효주가 날카로운 아이언 샷 감각을 앞세워 3번·4번·6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2타 차로 앞서 나갔다.
그러자 3번부터 8번홀까지 잠잠하던 최혜진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9번홀(파5) 버디를 신호탄으로 11번과 12번홀(이상 파4), 15번(파4)과 16번홀(파5)에서 두 차례 연속 버디를 엮었다. 16번홀에서는 7.5m 중거리 퍼트가 홀을 찾아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이 뼈아팠다. 두 번째 샷이 약간 짧아 그린 앞 개울에 빠져 4타 만에 그린을 밟은 최혜진은 3퍼트를 보태 한꺼번에 3타를 잃었다. 김효주는 6번홀 버디 이후로는 그린의 착시 때문인 듯 여러 차례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 마지막 홀까지 12개 홀 연속으로 지루한 파 행진을 했다. 돌고 돌아 무승부로 마무리한 것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4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해 타이틀 싹쓸이를 확정했던 최혜진은 마지막 홀 재앙이 아쉬웠지만 집중력과 퍼트가 살아난 모습으로 2연패에 시동을 걸었다. 김효주는 적었던 버디 수에 비해 훨씬 뛰어난 샷 감각을 보이며 2라운드 이후 몰아치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과 동반한 직전 대회 우승자 이소미(21)는 4오버파로 부진해 공동 76위에 자리했다.
/서귀포=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