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무슬림, 프랑스인 죽일 권리"...마하티르 발언 논란

니스 테러 직후 마크롱 비난 트윗

국제사회 애도 분위기에 찬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AP연합뉴스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AP연합뉴스



프랑스의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발생한 흉기테러로 3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각국이 유감을 표한 가운데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무슬림은 수백만명의 프랑스인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파리에서 한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지 불과 13일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스에서 발생한 흉기테러와 관련해 “이런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프랑스나 다른 어떤 나라도 그것을 오래 참을 수 없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우리 마음은 프랑스 사람들과 함께 있다”며 “미국은 이 싸움의 와중에 우리의 가장 오랜 동맹과 함께 서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트위터에 “(아내) 질과 나는 예배당의 무고한 이들에 대한 니스에서의 끔찍한 테러공격 이후 프랑스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모든 형태의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을 막기 위해 우리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올렸다.

이 밖에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스토니아·영국·네덜란드·러시아 등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프랑스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니스 테러를 ‘악랄한 공격’이라고 표현하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프랑스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사건 직후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슬림은) 과거의 대량 학살에 분노하고 있으며 프랑스인 수백만명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홍콩사우스모닝차이나(SCMP)가 보도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당신이 분노한 한 명이 한 일을 두고 모든 무슬림과 그들의 종교를 비난했기 때문에 무슬림은 프랑스인을 벌할 권리가 있다”며 “학교 교사가 살해된 데 대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을 비난하는 데 있어 그는 매우 원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권에서 불고 있는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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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이 트윗에 대해 폭력을 미화했지만 대중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방치했다가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의 요구를 받고 뒤늦게 삭제했다. 올해 95세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무슬림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AP통신은 마하티르 전 총리가 온건 이슬람을 지지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이익에 대한 대변인으로 여겨지는 동시에 서구와 이슬람 간의 관계를 날카롭게 비판해왔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의 21세 남성인 브라임 아우이사우로 확인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용의자는 지난달 20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도착했으며 이달 9일 이탈리아 남부 바리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뒤 노트르담성당을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공격받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다시 한 번 공격을 받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가치, 자유, 이 땅에서 자유롭게 믿으며 테러에 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에는 국가공동체라는 단 하나의 공동체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31일 만성절을 맞아 군병력이 동원되고 있다며 거리에 투입할 군병력을 기존 3,000명에서 7,000명으로 늘려 종교시설과 학교의 경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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