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형상화한 허수아비의 화형식을 개최하는 등 이슬람권 국가를 중심으로 반(反) 프랑스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레바논 등 이슬람 국가의 시위대는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파리 근교의 한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참수를 당한 데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이슬람 사원이나 조직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반발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교가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하며, 해당 만평을 게재한 잡지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무함마드에 대한 묘사나 풍자가 금기시된 이슬람권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신성모독을 저질렀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이에 따라 교사 참수에 이어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 흉기 테러가 벌어진 이후에도 이슬람권 전역에서 며칠째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경우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시켰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대사관에 진입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형상화한 허수아비의 화형식을 개최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을 ‘이슬람 혐오주의자’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이슬람의 교리가 절대 비웃음거리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나 미국, 러시아 등 어느 강대국이라도 우리의 예언자를 조롱할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슬람의 세 번째 성지인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도 수천 명의 신도가 모임을 열고 프랑스 잡지가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한 데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이슬람 국가들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