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은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대선을 앞둔 정치적 발언입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
이달 3일 미국 대선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악관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인식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파우치 소장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을 급격하게 바꾸지 않으면 미국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파우치 소장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는 공중보건 관점에서 현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한 날씨가 추워지고 독감철이 다가와 병원들이 상당한 진료 압박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19 예방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코로나19로 23만명 넘게 숨졌고 지난달 30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9만8,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재확산 징후가 뚜렷한 상태다.
파우치 소장의 발언이 나오자 백악관은 날카롭게 반응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파우치 소장의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파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일원으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높게 평가하다가 대선 3일 전에 정치적인 발언을 내놓았다”고 반박했다. 디어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상대 진영의 후보를 평가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편들기를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막판 유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코로나19 사망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재앙”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