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진단키트 벤처 첫 해외투자 유치…"韓 R&D인력 역량 탁월"

<중>소부장·디지털전환 투자 늘리는 외국인

[K방역에 투자매력 커지는 한국]

양승조(왼쪽부터) 충남도지사와 임동준 한국 유미코아 회장,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7월 R&D센터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양승조(왼쪽부터) 충남도지사와 임동준 한국 유미코아 회장,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7월 R&D센터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



국내 바이오벤처 위즈바이오 솔루션은 지난 9월 글로벌 투자회사와 국내 투자사로부터 1,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는 동결 건조된 고체 형태로 기존 진단키트와 달리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40분 안에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K-방역’의 우수성이 조명받는 가운데 국내 진단키트 분야 최초의 해외 투자유치 사례다. 이 회사는 투자받은 자금으로 분자진단키트 생산설비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투자 매력이 급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한국에서 투자 보따리를 풀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역시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있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검토 단계의 투자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늦춰지거나 유보됐다. 해외 투자가의 방한 실사도 미뤄졌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달리 봉쇄나 이동제한 등을 하지 않고도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과 코로나19에도 중단 없는 경영환경,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가치사슬(GVC)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외국인 투자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봉쇄·이동제한 않고 성공적 방역

유미코아 등 글로벌 유수기업들

비대면 서비스·바이오 투자 확대


LG화학 등 세계적 배터리사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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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장비업체도 관심

KOTRA의 한 관계자는 “3·4분기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방역 대응 안정성과 디지털·그린 뉴딜 정책에 따른 투자 기회 등으로 외국인투자기업의 증액 투자가 재개되고 해외 투자가의 신규 투자 검토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들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2차전지 양극재 시장 선두권 업체인 벨기에 유미코아는 최근 360억원을 들여 충남 천안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했다. 현재 천안에 3개의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이 회사는 기존 R&D센터 인근 부지에 R&D센터를 신축·확장할 계획이다. 앞으로 석·박사급 인력도 대폭 채용해 첨단소재 분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는 2차전지 양극재 분야 대표 글로벌 기업이 단순 생산을 넘어 차세대 핵심소재 R&D센터를 한국에 확장한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이 2차전지 등 미래 산업에서 글로벌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드니 고포 유미코아 부사장은 “한국의 수준 높은 인력과 고객사와의 접근성, 한국 정부의 지원 등이 이번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기존 R&D센터에서 한국 연구인력들이 이룬 성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세계적인 베터리 업체들이 몰려 있어 글로벌 2차전지 소재·장비 업체에 최고의 투자처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혁신 투자도 주목받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 투자를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부응해 스마트 사업을 확대하는 식이다.

람정 제주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신화월드는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운 관광 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 사례로 꼽힌다. 람정 제주개발은 모기업인 홍콩의 란딩 인터내셔널이 1단계에서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제주신화월드는 최근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전환 요구 등에 발맞춰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 산업인 관광 산업에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 ‘앨리스’라는 로봇 호텔리어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룸서비스가 주 업무인 앨리스는 와이파이로 엘리베이터와 통신하고 객실 앞에 도착하면 고객의 객실 전화로 도착을 알리는 등 코로나 시대 대면 접촉으로 인한 투숙객의 불안감을 해소해준다. 제주 신화월드를 포함해 앞으로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 원격 체크인, 모바일 객실 시스템 제어, 테마파크 및 워터파크 내 비접촉 라커 등 비대면·비접촉 서비스들이 도입될 전망이다.

빌딩 관리 솔루션 업체인 존슨 콘트롤즈 코리아는 스마트 빌딩 관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디지털 플랫폼 ‘오픈 블루 솔루션’은 빌딩 관리 기술과 각종 센서, 관련 설비들을 클라우드로 연결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등 최첨단 기술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빌딩 모니터링과 제어뿐만 아니라 자동 화재 탐지 및 화재 진압 시스템, 보안 시스템, 실내 공기질 개선 시스템 등 빌딩 내 모든 설비와 시스템을 통합해 최고의 솔루션을 구현하다. 존슨 콘트롤즈는 또 기업이 재택근무 후 사무실로 복귀하는 임직원들에게 보다 안전한 근무환경을 선사할 수 있도록 ‘오픈블루 헬시 빌딩’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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