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한 달 만에 다시 14조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백신 개발 기대감, 원화 강세로 인한 외국인 투자가의 복귀 등이 맞물려 앞으로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4조3,982억원으로 전달(10조8,000억원)보다 33%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거래대금이 전달 10조2,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 정도로 증가세를 관찰할 수 있었지만, 유가증권시장 증가 폭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8월 16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9월 14조2,000억원 그리고 지난달에는 1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들어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은 월초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이 변수이긴 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기울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곧이어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유효성 발표 등으로 전달보다 투자 심리가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거래 자체를 꺼리던 개인들은 이달 들어 매도세가 우세했지만, 거래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달 전체 거래대금에서 64.3%를 차지했던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이달 들어서는 67.6%로 증가했다.
특히 내년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달러화 약세가 본격화되자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기관도 매수세에 가담하면서 거래가 활기를 띠게 됐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8,5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1조1,0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순매수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135억원 순매수에 그치면서 대부분 유가증권시장의 경기민감주, 대형주 중심의 투자를 이어갔다.
여전히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재봉쇄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이에 따른 추가 부양책 지연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국내 증시는 당분간 수급 측면에서는 우호적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외국인은 3조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연간 누적으로 23조원 순매도 상태임을 고려한다면 국내 비중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상당 규모의 수급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 중심의 수급 여건이 외국인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