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시행 이후로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에서 고가와 중저가 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수요가 몰리는 인기지역의 월세 평균가격 상위 10%는 법 시행 이전 215만 3,000원에서 시행 이후 240만 3,000원으로 크게 높아졌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는 1월~7월 평균 215만 3,000원에서 8월~11월 240만 3,000원으로 높아졌지만 하위 90%는 시행 이전 62만 2,000원에서 이후 58만 3,000원으로 낮아졌다. 직방에 따르면 양쪽 그룹의 월세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격차는 시행 이전 3.46배에서 시행 이후 4.12배로 오히려 커졌다. 2011년 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상위 10% 월세 거래 평균가격은 2018년 232만 2,000원, 2019년 230만 6,000원에서 2020년 238만 1,000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위 90%는 2018년 65만원, 2019년 65만 2,000원, 2020년 61만 2,000원으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가격 상위 10% 아파트가 몰린 지역은 학군과 입지 등의 이유로 실수요자가 몰리는 강남3구였다. 서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는 2011년 강남3구가 75.7%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후 2016년까지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57.3%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비중이 증가하며 2019년은 65.8%, 2020년은 63.2%가 됐다.
일반적으로 월세가 높아지면 보증금은 낮추지만, 2017년부터 상위 10%는 월세와 보증금이 모두 높아졌다. 반면 하위 90%는 월세가 오르면 보증금은 낮아지는 반비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월세시장의 양극화와 지역적 편중 현상은 더 강화될 수 있다”며 “고가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돼 있는 만큼 일반적 임대차 시장과 분리되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