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돌아온 외국인, 반도체 폭풍쇼핑..."내년 2,900 넘는다"

[코스피 2,500 돌파]

이달 4.8조 순매수 물량중 3조가 삼성전자·하이닉스

코스피 12% 넘게 올라 상승률 아시아 신흥국 중 최고

경기회복 기대감에 기업실적도 좋아...시장 전망 긍정적

코스피지수가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2,500선을 넘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성형주기자코스피지수가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2,500선을 넘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성형주기자



올해 23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던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자 코스피지수도 2년 6개월여 만에 2,500선을 넘어섰다.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마저 잠재우면서 연중 최고점 경신을 이어나갔다. 특히 외국인들이 최근 국내 업종을 대표하는 반도체 등 전기전자와 자동차·화학을 중심으로 ‘폭풍 쇼핑’에 나서고 있는 점은 코로나19에 대한 통제와 함께 내년 경기 회복, 그리고 이에 따른 아시아 이머징마켓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돼 국내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7%(49.16포인트) 급등하면서 지난 201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50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0.98% 상승한 847.33포인트를 기록하면서 850선 재탈환을 눈앞에 뒀다. 2,500선 돌파의 일등 공신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외국인들은 이날 4,64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개인(-1,607억원), 기관(-2,765억원) 등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5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으며 이달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하면서 4조7,97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그동안 증시를 이끌어왔던 기술성장주보다는 가치주와 경기민감주를 사들였다. 특히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005930)(3,760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3,156억원)를 집중 매수했으며 하나금융지주(220억원), LG전자(131억원), 키움증권(117억원), 두산중공업(107억원) 등 경기 회복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베팅’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91% 오른 6만6,300원까지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써내려갔고 SK하이닉스도 3월24일 이후 최대폭 상승률인 9.25% 급등하면서 9만8,000원까지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1%, SK하이닉스는 4%임을 고려하면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기댄 측면이 컸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4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2조원)와 하이닉스(7,300억원) 등 전기전자 업종에 3조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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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2% 넘게 상승해 아시아 주요 증시 중 일본(12.75%)의 뒤를 이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는 상승률이 가장 높다. 실제로 이달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8% 정도 올랐으며 대만의 자취엔지수와 홍콩H지수는 8%가량 상승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 지역 중 가장 유동성이 좋고 코로나 대응을 잘하는 등 안전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미중 관계 개선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국가라는 점과 더불어 3·4분기 기업 실적도 비교적 잘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50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이제 사상 최고치 돌파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앞으로 55.2포인트, 2.17% 더 오르면 사상 최고치(2,598.19)를 넘어서게 된다. 증권가의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특히 상황이 낙관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년 초 2,900선 돌파를 시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태로는 2,700선으로 보고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전망치가 10%가량 상향될 정도의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면 2,900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난 3년간보다 적어도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대적으로 강하게 보고 있지만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1·4분기까지는 경기민감주가 증시를 이끌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다. 성장주는 그동안 많이 오른 탓에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주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조 센터장은 “콘택트 종목들은 지금 너무 저평가돼 있어 한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치주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하면 그때 다시 성장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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