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퍼레이드 앞으로 뛰어 나가 리더인 척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실제 당장 만들어 낼 변화에 집중하세요.”
90년대 그래미상을 받은 힙합 뮤지션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한 ‘엠씨해머(MC Hammer)’가 창업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지난 29년간 수십 개 스타트업에 투자해왔으며 ‘세일지포스’를 비롯 다양한 기업의 고문을 맡아 성장을 지원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조언이다.
엠씨해머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온라인 데모데이 행사’에서 ‘기술, AI, 창업가 정신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서 좋은 창업자 조건으로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꼽았다. 그는 “뼈대를 그대로 두고 모방해 외형만 바꾼 아이디어는 전혀 흥미를 끌 수 없다”면서 “새롭고 혁신적, 파괴적인 좋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3명의 핵심 기술자와 함께라면 누구든 즉시 변화를 실행할 수 있고 투자자는 얼마든지 따라온다”고 덧붙였다.
엠씨해머는 그러면서 테크(Tech)에 대한 집착적 관심과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자유로운 사고도 강조했다. 엠씨해머는 “80~90년 당시 ‘어떻게 독창적인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많은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영상기술을 개발하고 동영상 공유 생태계를 연구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테크를 익혀 스타트업 투자자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AI라고 어려울 게 아니라 일상 생활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춰 이를 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데모데이에서는 스파크랩 엑셀러레이팅을 거친 ‘비트윈잡’, ‘옥타고’, ‘로랩스’, ‘서울번드’, ‘샤크마켓’, ‘리코’, ‘세린컴퍼니’ 등 우수 스타트업 7곳이 기업을 소개하고 직접 비전을 발표했다.
한편 앞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VC 투자 트렌드 전망’ 세션에서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4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현재의 스타트업 투자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엑스펀드(Xfund)의 패트릭 청 제너럴 파트너는 “버츄얼(가상) 대화가 활발해지면서 지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신규 딜은 (이전보다 더 쉽게) 100% 온라인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샤이 500스타트업스(500startups)의 대표는 한국 기업에게도 글로벌 투자 유치의 기회라며 “가상에서 투자자를 만나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초기에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