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날 함께 숨거둔 코로나 투병 80대 노부부...슬픔에 잠긴 이탈리아

80대 노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같은 날 세상을 떠나 이탈리아 전역이 슬픔에 빠졌다.

17일(현지시간) 몬차 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밀라노 북부에 있는 산 제라르도 병원의 코로나19 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빈첸초 몰리노(82) 씨와 그의 아내 올가(83) 씨가 지난 15일 나란히 숨졌다.

노부부는 고열 등 증세로 지난 11일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병마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한동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이 나타난 지 일주일이 넘어서야 자택을 방문한 의사는 단순 독감으로 진단하고 항생제만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앓고 있던 병은 코로나19였다.



이달 11일 아침 혈중 산소포화도(정상 범위 95∼100)가 몰리노 씨는 68, 올가 씨는 86까지 떨어지며 호흡이 매우 어려운 응급 상황에 부닥쳤고, 동시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병실에서 떨어져 치료를 받았다. 올가 씨는 남편이 곁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다며 그의 재킷을 병실에 가져다 달라는 부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부부는 생전의 인연처럼 몰리노 씨가 오후 2시에 먼저 사망한 뒤 1시간 만에 올가 씨도 숨을 거뒀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2차 유행이 현실화하면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수일째 하루 500∼600명대의 사망자가 쏟아져나오다 17일에는 그 수가 731명까지 늘었다. 지난 4월 초 이후 최대치다. 지난 2월 중순 바이러스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이날 현재까지의 총사망자는 4만 6,464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하루 새 3만 2,191명 늘어나 누적으로 123만 8,072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