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미국 차기 행정부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이해도가 깊은 인사”라고 치켜세우며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나가겠다고 24일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차기 행정부 하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돼나갈 것을 기대하며 이들과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지난 30년 간 의회와 민주당 행정부에서 외교정책 전문가로 일해온 미국 내 외교 전문가로 손꼽힌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북핵 대응 등 다양한 한미 현안을 조율했다. 특히 안보보좌관 시절 이란 핵합의(JCPOA)를 설계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선 캠프에서는 외교정책을 총괄하기도 했다.
다만 블링컨 지명자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최악의 폭군 중 한 명”이라고 부르는 대북 강경파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노선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블링컨 지명자가 추진했던 이란식 핵합의는 단계별 접근, 제재 강화, 국제 공조의 3단계 절차를 밟는 단계적 비핵화 과정이기 때문에 탑다운(Top-down) 방식을 고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까다로운 협상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링컨 지명자는 지난 9월 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준비 없이 김정은과 세 차례 공허한 정상회담을 했다”며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은 실상 김정은에게 유리한 ‘절도의 기술’로 바뀌었다”고 혹평했다. 또 북핵 해법으로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진짜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어떤 발언에 기초한 예단이나 가정하고 있는 프레임을 가지고 너무 우려하거나 그것을 기정사실로 해서 하지는 않는다”며 “그분의 과거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전문성을 중시하면서 북미국을 포함한 여러 부서에서 그분과 협력을 어떻게 해나갈지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