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전날 3만선을 돌파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0.58% 떨어진 2만9,872.47에 마감했습니다. 3만선 밑으로 물러났는데요.
시장은 예상을 크게 웃돈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에 실망한 기력에 역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회복 속도를 우려하면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당장은 아니지만 곧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의 주요 사안들을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77.8만명..."끔찍하다"
이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주 연속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처음인데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이 고용시장에 다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이 이 숫자를 주목하는 이유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국에 걸쳐 증가했다. 미네소타와 오하이오, 일리노이 등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한 주에서 청구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전국적인 코로나19 급증이 노동시장 회복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겨울이 가장 큰 위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날 좋은 지표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이 1.3% 증가했고 소비자지출은 0.5% 늘어나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추가 경기부양책 지연에 따른 우려가 더 크다는 얘기지요.
경제성장 속도 우려하는 연준..."의회, 연말까지 추가 부양책 합의 못할 듯"
이날 공개된 연준 회의록에도 이 같은 부분이 잘 드러납니다. 회의록을 보면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게 리스크”라며 “경제활동과 고용이 회복되고 있지만 연초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나와 있는데요.
이 때문에 연준도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을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현재 연준은 한 달에 1,200억달러어치의 국채와 모기지 증권 등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연준은 “지금의 채권 구매속도가 금융시장 상황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필요하다면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은 또 연말까지 의회가 추가 부양책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 다음달 장기채 매입확대 방안 등 내놓을 듯
이 중 네 번째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단 장기채권 매입비중을 높이는 방식을 고르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는데요.
실제 회의록에는 “채권 구매속도를 높이거나 규모를 확대하지 않고 만기일이 긴 국채 매입을 늘림으로써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장기채권을 매입하면 경기부양 효과가 더 크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연준이 양적완화(QE)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도 장기채권 매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회의록에는 구체적인 시점이 안 나와 있습니다. 회의록에는 “많은 참석자들이 위원회가 자산 매입에 대한 지침을 곧 강화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회의록에 이 정도로 나와 있다는 조만간 변경이 이뤄진다고 보면 됩니다. 연준은 외부에 공개되는 회의록에 힌트를 남겨 시장이 대비할 수 있게 해준 뒤 행동에 나서기 때문이죠. 월가에서는 다음 달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CNBC는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회의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전쟁에 쓸 수 있는 탄약을 다 소진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연준이지만 일단 다음 달에는 추가 지원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